2008년 2월 10일 일요일

좋은 상사란...

좋은 상사라... 여러 좋은 상사가 있을 것이다.

type #1. 실력이 출중해서 무언가 부하 직원들이 배울 것이 넘쳐나는 상사. 
-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내 배움에의 갈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거야. 
- 아 많이 배울 수 있을거야.  
- 아 나는 누구 누구 밑에서 같이 일했어 (고로 나는 훌륭한 사람과 일했으니 많은 경험을 했다구 너와는 달라) 

실력이 출중한 상사와 함께라면 저런 욕구가 충족이 될 것이다.

조직론 용어중에 expert power 라는 것이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갖게 되는 권한, 힘, 또 동료와 부하를 끌어모아서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 등이 종합적으로 뭉뚱그려진 단어이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이 단어를 참 좋아한다. 

실제로 경험상 보았을 때 조직 내에서 engineer 에게 motivation 을 주는 것은 대단히 단순하여 두가지 정도만 충족되면 상당 부분이 해소된다.
  1. expert power 를 가진 사람을 만나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  소위 이 조직에 있는한 내가 계속 발전하겠구나 라는 느낌을 준다. 
  2. 돈 이다.  경제적인 풍요를 제공해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은 달리 나온 것이 아니다.
1과 2는 AND 조건이면 최적이겠지만 OR 조건만 되어도 나쁘지 않다. 특히 배움의 의지가 있고, 남자이고 미혼이라면 1번만 충족되어도 왠만하면 조직에 충성심을 잃지 않는다.

type #2. 인간적으로 또는 인격적으로 훌륭한 상사
대한민국은 정으로 사는 사회이고, 또 가부장적인 유교사회 문화가 아직 풍성히 남아 있는지라,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난 대다수의 사람은 아버지처럼, 또는 형처럼 푸근하고 자상하게 나를 도닥여 주는 그런 상사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겨울 서릿발처럼 매섭게 나를 꾸짖어서 나를 이끌어 주고 바로잡아 주는 그런 상사를 원하거나 말이다. 

type#1 과 type#2 가 AND 조건이 성립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으나, 상사도 살아남기 위해 고되고 바쁘다.  업무양은 많아지고, 실무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기술에서는 점차 뒤쳐져 가고... 이것은 특정 직급 이상 (통상 과장)에 도달할 경우 실무 + 관리직 업무를 부과하는 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다만 나쁜 것은 부하직원들이 상사에게 type#1 과 type#2 로써의 역량이 뛰어나기를 당연스럽게 기대한 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으로써의 소양과 의무를 다 하지도 않은 주제에 말이지 ^_^

여하간 이야기가 좀 다른 곳으로 갔지만
type#1 의 상사가 되건 type#2 의 상사가 되건 두개를 동시에 충족하건 좋은 상사임에는 틀림 없으나, 도리어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부하직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비전', '자기실현', '내가 이 직장에서 몇년 이상 성실히 종사하였을 때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까 를 보여주는 것' 이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기술을 가르쳐 주건 인격적으로 성숙시켜주건 직장생활의 선배로써 이런 저런 것들을 이끌어 주건 궁극적으로는 type#1, type#2 모두 저 관점에서는 부하직원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사람도 나이가 들게 되면 돈보다, 또 기술습득 및 자기계발 보다 더 원하는 것이 생기게 된다. 그것은 바로 '성장' 이라는 것과 '자리(position or title)' 이라는 것이다. 

결국 극단적으로 말하면 정말로 정말로 좋은 상사란, 직원들 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인격적으로 앞서 있지 않아도 좋다. 그 자신 스스로가 조직내에서 인정받고 실적을 많이 쌓아서 아랫사람에게 자리를 만들어 줄만큼 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들을 다그치며 이끌어 나가기도, 엄청나게 압박하며 쪼기도, 일만 이빠이 가져와서 실적올리라고 달달 볶는 - 물론 그 자신도 일을 엄청나게 많이 해내야만 하지만 - 소위 단적인 일면에서의 *나쁜 상사* 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팀장에서 실장으로, 실장에서 더 높은 직책으로 조직을 계속 키워나가서 자신을 따르고 함께 고생해온 부하직원에게 팀장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소위 커나갈 자리를 계속 만들어 줄 수 있는 상사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장 좋은 상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