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4일 수요일

이직을 한다고 생각해 봐라.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는 괴롭다.
실무도 직접 하면서 관리업무도 일정부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자기의 향후 캐리어 관리를 설정하는 것 역시 명확치 않다. 관리에 어느정도 집중해야 할지, 현장업무에 어느정도 집중해야 할지. 사실 보고만 받고 의사결정만 내리면서 일하는 것이 중간관리자에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아니 가당키나 한가?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 관리역량만을 키워서 관리의 달인이 되지 않는한 실무에서 손을 놓으면 안된다. 실무에서 손을 하나씩 하나씩 놓고 자기가 직접 손에 쥔 일이 없어지는 순간, 3개월만 지나도 현업 실무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나중에는 일을 직접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소위 무능한 사람으로 치부된다.
  • 실무를 계속 하며 업무역량을 더 계발해 나가자니 관리업무가 점차 늘어나서 실무처리도 벅차지고 몸은 고되고 정신은 피폐해진다. 관리자가 이렇게 바쁘고 회사에 헌신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자가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부서원들을 못챙겨 보면 볼 수록 조직에 불만과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물론 어떤 조직은 승급되면 될 수록 관리자로써의 업무가 점차 많아지고 (기획, 조직관리 등) 실무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관리자 승급 트랙과, 관리업무는 일절 맡기지 않고 자기 전문 업무분야만을 일심으로 지속하여 expert 가 되도록 하는 전문가 승급 트랙을 별도로 운용하기도 하지만, 어디나 부작용이라는 것은 있는데다가 일종의 인력 운용에 저런 여력을 두는 것 역시 회사가 규모가 있고 여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므로 일반론은 아니다. 또 실제로 잘 운영되었다라는 성공사례도 흔치는 않은 것 같다. (모든 조직 자체가 R&D 면 R&D 로 특화되어 있지 않는한...)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자는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로 사는 것인가?

소위 일은 몰려서 온다고 한다. 가뜩이나 바쁠 때 일이 동시에 터지는 것이다. 이것이 그저 머피의 법칙일까? 도리어 바빠졌기 때문에 챙겨보지 못하는 것들이 누적되어 어느 한 시점에 다 터져 나오는 것은 아닐까?

관리자가 바쁘지 않을 수는 없다. 부서원들에게 야근시키고 자기도 야근하며 남아 있는 것은 초진상 찌질이 관리자라고 욕해도 할 수 없다. 부서원들의 일이 늘어나면 관리자도 일이 같이 는다. 다만 같은 일이 느는 것이 아니라 실무 부하직원과는 종류가 다른 일을 그 시점에 같이 처리하고 있다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내며 이러한 것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화두를 던지고 싶다.

"네가 오늘 이직을 한다고 가정을 하자. 업무 인수인계를 한다고 생각하고 네가 직접 핸들링하고 있는 업무리스트를 작성해 보라.

5개 미만으로 나왔는데 네가 사원이라면? 너는 얼른 이직해라. 너는 월급도둑이다.

5개 이상으로 나왔는데 네가 매니져라면? 너는 얼른 이직해라. 네가 병목이다."

관리자가 일의 양을 통제하는 것은 어짜피 불가능할 것이다. 심지어 자기가 손수 핸들링하고 있는 업무량이 5개 이상으로 나와도 좋다. 하지만 자기 손에 머무르는 시간을 하루 이하로 해야 한다. 작업을 조율하고 세세히 지시한뒤 조금이나마 남는 그 시간에 더 큰 고민과 큰 일을 하라. 네가 매니져로 받는 월급은 실무를 하되 직접 깊이 관여되어 처리하느라 주변을 못둘러보아서 loss 가 생기라고 받는 월급은 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