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9일 월요일

채용시에 꼭 묻는 질문

몇년간 수많은 사람을 채용하다 보니, 꼭 면접 시에 물어보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 3년뒤, 5년뒤 무얼 하고 싶습니까?

1999~2009까지 거의 10년여동안 쌓인 사람 보는 know-how 인지라... 이 질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물론 정해진 정답은 없다. 하지만 면접 내내의 분위기와 저 질문을 받기 전까지 어떤 답들을 했었는지, 그리고 저 질문을 받고 어떤 대답을 하는 지를 조합을 해내면 됨됨이를 어느정도 가늠하게 된다.

즉답하는 사람, 머뭇거리는 사람, 아무생각 없는 사람, 3년뒤 이야기만 하고 5년뒤는 질문을 받았는지조차 까먹은 사람, 면접관의 기분을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3년뒤까지는 어떻게든 실무에 익숙해지고 5년뒤에는 팀장이 되고 싶다는 사람 (실무 익숙해지는데 3년이나 걸리면 -_- 어쩌라고), 자기 기분에 취해서 3년뒤에는 유학을 가고 5년뒤에는 사업을 준비할거라는 사람 (퍼펑... 3년뒤에 떠날 분과 제가 우리 회사의 보안을 맡겨야 할까요? -_-)

대략의 통계이지만, 70% 넘는 인원들이 5년뒤까지의 계획을 세운 사람은 없다는 점. 그리고 50% 이상의 인원들이 3년뒤에 뭐하고 싶다는 답도 질문을 받아서 임기응변으로 그럴듯한 답을 하는 것이지 평소부터 3년뒤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고민해 본 사람은 없다는 점. 은 늘 놀랍다.

자신감 있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사람도 있지만 극히 드물고, 도리어 자신의 포부를 엉뚱히 밝혀 채용에 탈락하는 이들도 있다. (3년후 공무원 될거에요. -_-;;; 아저씨! 면접 보러 오신분 맞습니까, 지원동기에서는 우리 회사에서 뼈를 묻고 싶다며;;)

도리어 아주 솔직하게 "글쎄요. 당장 내일일도 모르는데,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오늘 쏟아진 버그 따라잡기도 힘들고 전 부족한걸요" 라고 이야기 한 사람도 1% 가량 된다. 이런 경우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본인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실함이 느껴진다. (물론 가식없이 진중한 어조로 말했을때로 한정한다.)

1차로 위와 같이 질문하고, 2차로는 좀더 구체적으로 좁혀서 질문한다.

즉,

"우리 회사에 입사하시게 되면" 3년뒤 5년뒤 무얼 하고 싶습니까?

로 물어본다.

물론 이 질문은 진짜 의도했던 질문인 "3년뒤 5년뒤 무얼 하고 싶습니까?" 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기에, 그저 답을 듣기 위한 질문일 뿐 이 두번째 질문에의 답변은 당락 판단에 일절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3년뒤 5년뒤 생각이 없던 사람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시게 되면' 이라는 전제조건이 달렸다고 해서 더 아름다운 답변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거니와, '우리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이라는 질문에 답변이 나와도 앞 질문에 구체적으로 확신있게 답을 못한 사람은 이 질문에도 구체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끔은 길을 걷다 나 자신에게도 저 질문을 던진다. 3년뒤 5년뒤 무엇이 되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