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4일 일요일

2017년 대학원 연구실 신입생 모집 관련 (잡설)

사실 저의 경우 공부를 못해도 성실한 학생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팀 내 불화도 안일으키면서 묵묵히 자기 몫하는 사람. (성실/꾸준함이라는 것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자 재능이다.). 어떤 교수님은 그런 학생 10명이 있어도 좋은 논문은 안나와요, 속썩어도 능력 출중한 학생 한명이 소중합니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사실 히트작 논문 내는 것만이 지상과제라면 수퍼스타급 학생이 필요하지만, 랩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꾸준함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대학원생들은 정말 자기관리를 잘해야 하고, 멀티태스킹에 지쳐가면서도 (아마도 수많은 과제겠죠) 끝까지 밀고 가야할 아젠다에 포커스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아마도 논문이겠죠) 그 와중에 부족한 자기 공부를 (아마도 수업이나 독학이겠죠) 채워나가야 합니다.
사실 실패의 기준도 대단히 주관적인데 어떤 학생들에게는 석사 학위만 국문 논문 내고 2년 내 졸업해도 성공으로 간주될 것이고, 어떤 학생들에게는 재학기간 중 탑컨퍼런스 실적 못내고 나이가 차서 졸업하면 실패라 생각할 것입니다.
하여간 각설하고, 대개 실패하는 대학원생들은 (졸업이 늦어진다거나, 좋은 실적을 못낸다거나)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시간이라는 자원이 유한함을 인정하지 않고, 이것 저것 다 잘해보려다 (빅데이터도 관심가졌다가, 리버싱도 관심가졌다가...) 망하거나,
2. 어떻게든 무차별적으로 많은 과목을 수강해서 지식을 *늘리려는데* 에 방점을 두거나 (지식소비, 배움중독은 이제 털어버리시고 본인이 지식 생산을 해내야 합니다.),
3. 학부때까지의 본인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대학원에만 오면 자연히 극복될 거라는 막연한 신앙을 가지고 있거나 (석사 학위를 딴다고 해서 자존감이 샘솟고, 학부 때 공부 못한 컴플렉스가 사라지는 건 아니죠.)
인듯 합니다. 
이제 가을학기에도 신입생을 받게 될텐데요, (이번 학기에도 3-4명 정도는 받을 예정입니다.)
- 모쪼록 자존감 높고 (평점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자기가 입학전까지 한분야에 특화되게 갈아온 칼 한자루가 있으면 됩니다.)
- 체력 튼실하고, 영혼도 건강한
- 지금껏 보여온 능력치는 70% 정도구나, 대학원에서 30% 이상을 채워낼 것 같구나
라는 신입생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저의 학부시절 생활은 ...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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