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좌절금지] 연구하며 자존감을 잃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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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몇몇 학생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 같기에 끄적끄적.
보안과 같이 cutting-edge 분야를 달려야 하는 학생분들에게 드리는 조그만 팁.
지금 내가 뒤쳐진게 아닌가 하고 다른 사람들의 성과에 압도당하고 있다면, 자기 삶을 3인칭 시점으로 한발 떨어져서 바라볼 것. 그러면 자존감도 생기고 좋음.
지금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밥먹고 그 분야만 5~6년간 잠도 안자고 노력해서 간신히 빛 본 분들임. 내가 뒤쳐져 있는게 당연한 일임.
이를 간과하고 나도 무언가 해내야 겠다는 압박감에 유행 따라서 오늘은 바이너리 분석, 내일은 인공지능, 모레는 데프콘 이렇게 사는 것은 성과는 성과대로 안나고 지쳐가기만 하고 불행하게 됨.
묵묵히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하나 찍어두고 5년은 해야 성과가 나온다 생각하고 걸어가 볼 것. 가급적 지금 남들이 안하는 분야를 시작해 볼 것.
특히 분야선정이 중요한데, 예컨데, 몇년전으로 돌아가서 안드로이드 보안 쪽으로 논문들이 쏟아져 나올 때 나도 안드로이드 보안 해야지 하고 뛰어들면, 실적을 낼만큼 공력이 쌓였을 때는 안드로이드 보안은 레드 오션이 되었을 확률도 높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IT분야에서는 지금 연구 착수한 안드로이드 OS가 4년 뒤 아예 망해서 없어졌을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둘 것.
모처럼 실적을 냈건만 자기 눈높이에 한참 떨어지는 짜잘짜잘한 컨퍼런스, 찌질한 SCIE저널에 실적 냈다고 우울해 할 필요 없음. 학생들 원래 다 그러면서 시작해 가는 것임. Top conference 에 논문 한번 내는 것이 일생의 한번 정도인 사람들도 많은데, 미디어가 너무 발달해서 밥먹고 논문 내기만 하면 top conference 에 척척 붙는 스타급 교수님들이나 연구진들이 페북과 트위터에 너무 가까이 노출되어 있는 것 뿐임.
언젠가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가슴 한편에 잘 담아두고 지금은 자존감 잃지 말고 한발짝 씩 떼어 나가볼 것.

(2016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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