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본인의 업무에 쉴새없이 달리고 있는 보안밥 먹는 분들께.
회사가 보안사고가 많아지고 보안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 소위 회사가 위기일 때에는 보안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해 집니다. 이때 훌륭한 무공을 통해 실적을 쌓고 깔끔한 일처리를 하게 되면 난세의 영웅이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흐름이 있고, 산봉우리가 있으면 계곡도 있는 법.
조직내에 365일 보안의 중요성만 강조되다 보면 직원들은 (임원진 포함) 피로도에 시달리게 됩니다. 좋은 이야기도 하루이틀인데 통제하고 규제하는 메시지가 나날이 전달된다면 누구라도 그럴 겁니다.
- ‘평안히 좀 살수는 없나?’
- ‘이제 인원도 제법 보안쪽에 붙여 주었는데, 악전고투 하는 건 알겠지만 보안에 아예 신경끄고 살 수 있게 알아서 안전하게 해주면 안되나?’
- ‘피곤해’
이러다가 삐끗 일이 틀어져서 사소한 것이라도 안좋은 일이 내외부적에 발생하게 된다면
- ‘저 인간들 빈수레만 요란하더니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게 없네’
- ‘저 인간들에게 당했던거 갚아주겠다. 쟤네 힘 잃는 순간 가만 안두겠어’
와 같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보안의 가장 큰 덕목은 융화/친화/거부감 줄이기/겸손이고 쥐어진 칼자루는 휘두르지 않는것이지요. 보안을 통해 실제 규제를 벌이는 것은 일종의 전략핵병기 같은 것이어서 칼자루는 칼집에 들어 있을 때 전략적인 가치가 가장 높고 발사되는 순간 그 의미는 폐기되는 것과 같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강한 나무는 부러지는 법. 요컨데, 흐름 조절은 중요합니다. 언제 밀어부치면서 달리고 언제 호흡조절을 하면서 쉬어가는 것이 좋을까요? 이 타이밍은 언제 감지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자신의 전쟁터를 때때로 돌아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부민족의 침입시 나라는 단결됩니다. 또 이 때 한점으로 힘을 모아 같이 달리게 됩니다. 개발, 운영, 보안… 온갖 부서에서 그리고 직원, 임원, 사장님 등 직위를 막론하고 관심을 쏟고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하게 됩니다. 모든 직원들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관심이 모이고 탄력을 받아 달리고 있다면 (초기에는 고군분투 하는 시점이 있더라도) 당신은 실적을 쌓아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이 해결국면에 들어가서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던 국민들은 생업으로 돌아가고, 직업군인인 당신들만 전쟁터에 남아 있다면 이미 국경선이 확정되고 업무가 전문화 되어 ‘알아서 해결해서 직원들 덜 피곤하게’ 해줘야 하는 시기가 된 것입니다.
물론 이 시기가 너무 오래가게 되면 정체기로 빠져들수도 있겠습니다. 소위 난세의 영웅을 필요로 하는게 아닌 시대.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문치주의가 필요한 때이지요. 이때 잘 둘러보지 않으면 변방의 무장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또 변방의 한직이라고는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못받고 있는 것일 뿐 여전히 최일선에서 오랑캐를 막아내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부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각 시기에 보안책임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첫번째 시기에는 전사적으로 협조가 원활히 돌아가고, 새로운 보안절차가 빠릿빠릿 추진되어 가는 탄력이 본인의 역량에 의해 나온 건지, 경영진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전사가 같이 달리고 있는 건지 소위 ‘주제파악’ 을 잘하는 것입니다.
경영진의 관심하에 일이 잘돌아간 것을 자기가 잘나고 자기가 일을 추진력있게 잘해서로 착각한 사람들은 망합니다. 당연히 망합니다. 또 경영진의 관심의 포인트도 잘 챙겨야 합니다. 보안의 중요성을 알고 관심을 가졌다기 보다 지금 이 사태를 원만히, 회사의 경영에 피해없이 단기에 끝내고 싶은 단순한 위험관리 마인드에서 집중관리를 한 단기적인 관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 경영진은 보안에 관심이 많아 라고 방심하고, 앞으로도 영원무궁토록 보안일이 추진 priority 와 power 가 높을 거라 착각하면 망합니다. 당연히 망합니다.
요즘 대망 소설을 보면서 이시다 미쯔나리를 눈여겨 보게 됩니다. 본인 능력도 물론 뛰어났지만 도요토미히데요시의 후광이 있어서 무장파들이 따른 것이지 본인의 덕품으로 다독인것은 아니기 때문에 , 결국 후광이 사라졌을 때 점차 불협음이 나기 시작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말로가 좋지 않게 됩니다.
이에 두번째 시기로 가기 전에 많은 인간관계를 다지고, 진심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협조를 얻어 나가야 합니다.
두번째 시기가 되었다면 (변방에서 혼자 싸우는 시기) 모든일을 안정적으로 잡음없이 처리하는 것이 미덕입니다. 사실 궁극의 보안은 아무도 보안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자기 현업에만 집중해서 살수 있게 하는 보안입니다. 국경에 많은 공격이 있지만 내부는 평안하고 상업이 꽃피고 문화가 성숙되어가고 있다면 이 역시 태평성대지요. 그리고 국경을 확정지어가는 시기라면, 혼다 헤이하치로 타타카츠의 태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광이 아닌 자신의 무력으로 난세를 이겨냈고, 어느정도 평안의 시대에 접어들 것이 보이게 되자, 혼다 마사노부 같은 문치파로 모든 권력이 이동하는 시기가 곧 올것을 알고 겸양한 모드로 전환합니다. 전쟁에서 숱한 공을 세웠더라도 논공행상에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임하고. 진정한 롱런을 감안한 좋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성지순례' 하다가 좋은 글 읽고갑니다. ^^;
답글삭제보안 '관리자'로서의 내공과 고민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