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5일 토요일

0. 실패하지 않는 대학원 생활을 하려면... (대학원 진학 전 체크리스트)

대학원 입시 준비를 하고 있다면 미리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

대부분 학생들이 '이번에 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 좀 해봐야 겠어' 까지는 결심을 하고 지원을 하지만, 꽤 많은 학생들이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그리고 '내가 왜 대학원을 가고자 하는가' 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못한 채로 지원하는 편이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체크리스트라 생각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대학원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우 최소한 아래의 체크리스트는 미리 확인해 보면 좋겠다. 

아래 체크리스트에 대해 스스로 *매우 구체적으로*  답변을 내보고, 목표로 하고 있는 연구실의 교수와 진지하게 상의를 해 보는 것이 좋다. 

본인이 무엇을 진짜로 하고 싶은지, 본인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본인도 아직 모르겠다면, 대학원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트러블에도 감정이 급 침체되거나 급 좋았다가 불안정하게 된다. 평상심이 유지되지 않으면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직장생활 하면서 논문 한편 쓰기도 너무나 어렵다. 

(연예인 뺨치는 달변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 '그래 대학원 오길 잘했어, 이런 강의를 듣고 싶었던 거야!' 라고 기분이 업되었다가, 중요하지만 재미없는 수식이 잔뜩 전개되는 전공필수 과목을 듣게 되면 '난 안되나봐... 이 정도는 알아야 이 학과를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 하고 침체되고. 옆 동기는 풀타임학생이어서 지도교수랑 미팅 자주 하는 것 같더니 알아주는 해외 저널에 2학기 밖에 안다녔는데 떡 하니 내고, 나는 아직 아이디어도 정리가 안된 것 같고. 교수와 마지막으로 미팅했던 날짜는 벌써 두달이 넘어가는데, 그간 회사 생활에 치여서 더 진행한 사항은 없고, 이 아이디어는 어느새 올드해져가고 있어서 쉰 떡밥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 집에서는 주말에 아이랑 놀아주길 원하고 나는 일주일에 논문 한편이라도 읽으면 기적같은 한주인 거고...) 

너무 솔직히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내 마음을 다 드러내 보이는 것 같아 없어보인다거나, 너무 계산적인 학생처럼 보인다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학원은 정말 현실적인 공간이다. 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 지도 방향도 연구실 생활도 맞춤형으로 갈 수 있다. 

진학 목적이 석사 학위를 마치고 관련 회사로 취업을 하는 것이 주 목표라면, 논문 주제도 가급적 해당 분야와 관련된 실용적인 주제로 잡고, 재학기간 동안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본인이 교수가 되고 싶다면, top conference 에 논문 낼 수 있도록 주제 탐색부터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하니 석박통합이 나을 것이다. (사실 석사 4학기 중 3학기까지 수업듣고, 프로젝트 하고, 종합시험 (qualifying exam) 준비하다 보면 정말 정신없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논문을 본인이 그려왔던 수준으로 못내고 그냥 그저 그런 수준의 논문 내고 졸업요건 맞추게 되어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

대학원 진학 전 Checklist v0.1 

1. 석사까지 할 것인가, 박사까지 한번에 주욱 이어서 하는 석박통합으로 지원할 것인가, 석사를 일단 해보고 박사까지 할 것인가. 

- 1.1. (진짜) 지원동기 

- 1.2. 본인의 나이 

2. 풀타임학생으로 할 것인가, 파트타임학생으로 할 것인가   

3. 졸업 후 희망 진로 

- 3.1. (풀타임학생이라면) 연구분야 (예: ETRI 같은 국책연구소) 로 진출할 것인지, 민간기업으로 가기를 희망하는지, 교수가 되고 싶은지 

- 3.2. (파트타임학생이라면)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닐 것인지, 아니면 이직을 할 것인지 

4. 본인의 스킬셋

- 4.1. 본인이 공부/연구에 흥미가 있는지/있었던 사람인지 

- 4.2. 아직 프로그래밍을 직접 할 수 있는지 

- 4.3. 영어 작문, 영어 프리젠테이션은 가능한지 

- 4.4. 쓰고 싶은 논문 주제 관련 공부 또는 업무 경험이 있는가 

5. 재정상황 

- 5.1. 자비수학 여부, 소속기관 지원 여부 

- 5.2. 가족의 지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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